Chapter 0.
원점에 선 예비 설계자들에게
AI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누구나 AI를 말하고, 누구나 AI를 배우려 한다.
새로운 모델과 새로운 기술은 쉴 새 없이 등장하고, 그것을 설명하는 강의와 책도 매일같이 쏟아진다.
그런데 막상 AI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조금 이상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것처럼, AI가 하나의 단일한 학문 체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물리학이나 생물학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지식이 정리되고, 무엇을 어떤 순서로 배워야 하는지가 충분히 가다듬어진 하나의 완결된 학문을 기대한다면 그렇다.
즉, 지금 이 분야에는 모두가 똑같이 따라가면 되는 하나의 완성된 지도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현대 AI는 아직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고, 정리하고, 다시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는 동안에도 기술은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지도가 그려지는 속도보다 길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하지만 더 깊이 내려가 보면 정반대의 사실도 발견하게 된다.
“오늘날 AI의 밑바닥을 이루는 많은 원리는 결코 새롭지 않다.”
선형대수학, 미분학,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오늘날 AI를 움직이는 수많은 수학적 원리는 AI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왔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기 위해 수학을 만들어왔다.
움직임을 설명하고, 변화의 정도를 계산하고, 공간의 관계를 표현하고, 불확실성을 숫자로 다루는 방법을 하나씩 발견해왔다.
때로는 당장 어디에 쓰일지도 알 수 없었던 수많은 수학적 발견들이 세대를 넘어 쌓였고, 그 위에 또 다른 발견이 놓였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 잠자고 있던 수학들이 새로운 알고리즘과 방대한 데이터,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계산 능력을 만났다.
“그리고 잠에서 깼다.”
이 책은 우리를 그 원점으로 보낸다.
완성된 AI를 앞에 놓고 구조를 외우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공식을 보여주고 사용법부터 익히는 데서 시작하지도 않는다.